팬데믹이 초래한 폐기물 재앙, 우리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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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ate Scouts 5기 6조 비그린 (강예리, 김혜서, 박소현, 지혜진)

자동차들이 멈춘 도로와 여행객으로 가득했던 하늘은 금세 배달 라이더들과 화물운송 비행기로 인해 그 자리가 채워졌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매일 아침 새로운 일회용 마스크를 뜯고, 외식보다 배달음식을 시키는 일이 익숙해졌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우리는 일상생활 멈춤으로 인한 일시적인 온실가스 배출 급감 덕분에 잊고 있던 자연풍경을 감상하는 경험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장기화에 적응해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코로나19보다 더 큰 재난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팬데믹이 가져온 뉴노멀 생활방식은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의료 폐기물 등 폐기물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1. 코로나19 막는 플라스틱의 역습

지난 9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활폐기물은 전년도대비 11.2% 증가했다.  그 중 플라스틱류가 734t에서 848t으로 15.6% 증가하고, 비닐류도 11.1% 증가했다. 각종 통계는 그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 마스크 사용 증가와 배달증가로 인한 플라스틱 사용을 지목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마스크와 포장용기는 재활용이 어렵고 처리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배출해 대기오염 및 쓰레기 대란의 주범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재활용 비용보다 새 플라스틱을 만드는 비용이 저렴해지게 되었고, 재활용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 처리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 발생 4개월 만에 전국 곳곳에 만들어진 쓰레기 산
  • 건강을 위해 착용하던 마스크의 역설

BBC에 따르면,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매달 1290억개의 마스크가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스크 처리방법은 오리무중이다. 마스크의 주원료는 플라스틱 소재의 합성수지인 폴리프로필렌이지만, 혼용섬유로 만들어진 마스크는 재활용이 어렵고 안전 및 위생 상의 이유로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함께 소각되고 있다. 마땅히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없지만 소각과정에서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건강을 위해서 쓰던 마스크가 대기오염과 건강악화를 초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이옥신은 퓨란과 함께 잔류성 유기오염 물질(POP) 중 하나로 스톡홀름 협약에서 규제하고 있는 물질이며, 국내에서도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으로 유출된 마스크는 동물들이 마스크 쓰레기들을 먹이로 착각하거나 마스크 끈에 걸리게 하는 문제를 초래하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 2차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마스크의 소비를 줄일 수는 없다. 하지만, 사용하는 마스크의 재료를 바꾸려는 노력은 시도할 수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기 보다는 천연 소재의 다회용 천 마스크를 사용해 필터만 교체한다면 마스크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양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 비대면 소비와 배달음식 이용의 증가, 늘어나는 플라스틱

지난 2월부터 국내 일회용품 규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되면서, 식품접객업소는 일회용품 규제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졌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대비 배달음식 이용률이 52%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포장용기 사용도 함께 늘었다고 한다. 포장용기마다 플라스틱 소재(POP, PP, PS, PE 등)가 달라 분리배출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플라스틱류로 섞여 배출되어 재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포장용기에 불순물이 묻어 있는 경우에는 세척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재활용보다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다회용 용기 사용 권장, 생 분해 가능한 용기, 플라스틱 소재 통일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다회용 용기 대여시스템의 비활성화, 대체 제품의 부족으로 인해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플라스틱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재고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2018년 8월부터 금지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일시적으로 허용된 지 어느덧 9개월째다.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였으나, 과도하게 늘어나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처리시설은 이미 포화상태다. 플라스틱 사용규제를 완화하기 보다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유리, 스테인리스 등 기타 소재로 구성된 다회용품 사용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각 산업으로의 강력한 규제와 다회용품 사용을 장려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개인도 음식점이나 카페에 방문할 때 개인 그릇 및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을 크게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 코로나19로 인해 버려지는 음식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올해 초부터 전국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던 식품/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와 개학연기에 들어선 가운데, 급식 우유시장에서는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우유의 가격이 폭락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우유를 대량 폐기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캐나다 최대 우유 생산지역인 온타리오의 낙농가협회는 낙농업계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가 500여 곳에 매주 500만리터의 원유를 폐기하도록 촉구했다. 미국의 최대 낙농업협동조합인 ‘데어리 파머스 오브 아메리카(DFA)’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평균 우유 폐기량이 1천 400만리터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기존의 먹거리 산업이 많은 타격을 입으면서, 유통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각 지 자체에서는 농산물 꾸러미, 드라이브 스루 판매 등의 방법으로 폐기될 위기에 있는 낙농업 및 농, 수산업 구제활동에 나서고 있다. 급식용으로 납품할 농산물을 학생들의 가정으로 배달해주며 폐기되는 농산물의 양을 줄이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이용해 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 안심하고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위와 같은 방법들을 활용해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주도로 급식 중단에 따라 판로를 잃은 친환경 농가의 피해 물량 1164톤의 판매가 지원되기도 하였다.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언제 가능해질지 모르는 시기이기 때문에 농업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 방법을 구상하고, 지금과 같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지역 농산물 직거래 판촉 행사들을 개최해 안전한 방식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줘야 하고, 외식보다는 집밥 먹는 문화가 확대된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급식 계약재배 농가의 살길을 찾기 위해 일반 마트 등에서 판매가 가능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에서는 농민들의 피해를 구제해줄 수 있는 지원금을 제공해야 하고, 지원금이 영세 농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유제품 가격의 폭락을 맡기 위해 우유를 대량 폐기하고 있는 낙농업계

3. 의료 폐기물, 버릴 곳이 없다

폐기물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의료폐기물이다. 서울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감염병 의료폐기물은 약18% 증가했으며 확진자 추이에 따라 증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일반쓰레기 소각장이나 재활용센터와 달리,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은 전국 14곳 밖에 없어 장거리를 이동해 폐기해야 하고 일일 폐기물 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진자 1명의 의료 폐기물 일일 배출량은 약9.7kg로, 누적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의료 폐기물 소각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 폐기물의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도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소각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속품도 많다. 따라서 의료 폐기물에 관한 별도 폐기처리 방법을 강구하거나, 의료폐기물 처리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의료용품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자연분해가 되는 생분해성 고무를 사용한 라텍스 의료 장갑이나, 생분해성 비닐을 사용한 의료용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개발이 상용화된다면 환경 폐기물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재생의료 원료를 생산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소재의 의료 도구를 개발하는 것과 함께, 기존 의료용품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도구를 재발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수술용 플라스틱 리트랙터는 필리핀에서는 다회용 의료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폐기되고 있는 방호복, 장갑 등의 재활용 방안을 연구해 의료 폐기물의 양을 감소시키고, 지속가능한 의료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쌓여있는 코로나 의료폐기물과 이를 소독하고 있는 방역요원

폐기물 부문은 본래 국내, 외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폐기물 부문은 2.4%를 차지했으며, 그중 89.5%는 매립과 소각 처리과정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적인 생활폐기물량 증가와 의료 폐기물 등 각종 폐기물의 증가로 인해 2020년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우리 눈 앞에 놓인 과제는 코로나19의 종식이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는 팬데믹과 재난에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함께 개인적 차원의 문제 인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이고, 또 다른 전염병이 언제 유행할 지 모르는 시대이다. 지금과 같이 무분별한 폐기물 증가가 계속된다면, 코로나19라는 급한 불을 끄더라도, 우리 눈 앞에 놓일 세상은 그리 살만 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고 고착화된 생활양식이 가져올 더 큰 재난상황을 그려봐야 할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대처가 없다면 위태로운 재앙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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