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기후 위기에 덮친 환경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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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limate Scouts 5기 11조 Y.E.S. (김수림, 이제민, 이주형, 장현지, 전한경)

더 이상 빙하가 녹아 바다를 헤엄치는 북극곰을 측은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기후 위기는 인간의 목에 가까이 창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여가고 있는데 인간의 플라스틱 소비와 배출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로 인한 환경 불평등은 인간 생태계에 큰 파란을 일으킨다. 환경 불평등이란 환경을 누리는 데에 차별이 있어 고르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와 해외의 환경 불평등 사례를 알아보고 나아가 환경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볼 것이다.

Mycroyance, Seoul through the smog @ Flickr

1) 우리나라의 환경 불평등 현주소

환경부의 통계에 따르면 17개의 행정 지구 중 서울, 경기, 인천의 공기 오염 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은 인구 수가 많고 여러 산업구역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농촌 비율이 높은 충남, 전남, 경북은 하수도 인근의 가구들을 조사한 결과 위생 수준이 낮게 나왔다. 환경 불평등은 삶의 질 차이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대도시화 과정에 따라 공장과 오염 지역이 도시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비도시지역은 오염 시설로 인한 삶의 질 하락과 오염 물질로 인한 질병 위험을 부담하게 되었다. 실제로, 김포시 거물대리 및 초원지리 일원에는 공장의 잘못된 오염 처리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역 주민들이 폐암에 걸리는 등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렇듯 공장과 오염 시설은 지역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지역 주민들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공장의 올바른 폐기 처리가 더욱 요구된다.

비 도시 지역으로 이동한 것은 공장만이 아니었다. 님비현상(NIMBY)으로 인해 기피시설과 그것이 주는 오염물질이 같이 도시 외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현재 2025년까지 사용 예정인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는 인천과 더불어 서울과 경기도 전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받아들인다. 반면 수도권 전체를 감당하는 매립지로 인한 환경적 악영향은 인천 주민들만 피해를 받고 있다. 청주시의 하수처리장 이전 또한 같은 문제 원인을 가지고 있다. 대전시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폐수, 악취 모두 단순히 인가가 드물다는 이유로 온전히 청주시 현도면 주민들이 불편함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환경 불평등은 소득 수준으로 인한 재난 위험 노출 정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녹지 공간은 폭염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 요인이다. 통계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서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증가할수록 공원 녹지 비율이 높게 나온다. 즉, 돈을 많이 벌수록 녹지가 많거나 녹지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사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낮은 사회 계층은 녹지 이용에도 소외되어 재난 위험에 더 노출된다.  녹지 공간이 적은 곳에 사는 사람은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이 18% 증가한다. 이러한 환경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으로 인한 피해가 특정 집단이나 계층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모두가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환경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수도권매립관리공사

2) 폐기물 수출입으로 인한 쓰레기 식민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소비로 인해 처리 한계치가 넘은 국내 폐기물은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타국으로 쓰레기를 수출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국가 간 쓰레기를 사고파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국내의 쓰레기들을 다른 국가에 처리비까지 주며 쓰레기를 수출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 때문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사업장 쓰레기 폐기 비용은 톤당 대략 15만원이 들지만,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사업장 쓰레기를 수출할 경우 운송비 등을 포함해도 톤당 대략 7만원으로 절반 이하의 가격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들은 사업장 쓰레기가 유해 폐기물인 것을 알면서도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32㎞가량 떨어진 젠자롬 지역에는 세계에서 불법 수입된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유리병부터, 종이상자, 비닐봉지 등의 쓰레기로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에서 수천 ㎞ 떨어진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유한 국가들로부터 수입된 것이다. 쓰레기는 대부분 소각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유독성 매연 등 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환경문제와 관련한 국제적 갈등은 인접국 간의 갈등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갈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접국가의 경우, 특정 지역의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킨 원인 제공 국가를 규명하는 것과 책임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쉽게 합의되지 못하는 문제이다. 원인 제공 국가에 의한 피해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해당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할지가 불명확하다. 손해가 있을 경우 물질적 배상합의를 이루고자 하지만, 실제 합의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다. 국내 갈등에서도 원인과 책임을 규정짓는 것이 관건이었던 것처럼 인접국가 간의 갈등도 책임 규명 문제로 이어진다.

필리핀 프리덤섬에서 해변을 가득 메운 플라스틱 쓰레기 @ Greenpeace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차이로 인한 갈등 문제는 개별국가의 경제구조와 발전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었고,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이 형평상의 원칙으로 채택되었다. 공통책임(common responsibility)은 국제환경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의무로 공동선, 공동의 이익, 인류의 공동관심사를 의미하고,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차별적 책임(differentiated responsibility)을 인정하여 개별국가의 상이한 역사적 책임 및 상이한 경제구조 및 발전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기후변화협약의 원칙 (3조)에 따르면 개도국의 특수한 사정을 배려한다는 원칙이 있고, 약속 (4조)에 따르면 선진국은 기후변화 완화정책을 도입하고 개도국으로의 자금과 흡수에 관한 목록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었다. 선진국은 개도국이 기후변화대책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에 노력해야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 것이었다.

3) 환경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

국제사회에서는 환경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국제 회의를 개최하고 협약들을 제정하며 국가 간 최소한의 약속들을 정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지표인 파리협정에서는 이전의 교토의정서 체제와 다른 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이전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선진국이 먼저 구속력 있는 감축이행의 의무를 가졌었는데, 신기후체제에서는 감축 의무 이행의 당사국이 개도국까지 확대되었다. 또한 의무를 규정하는 방법이 하향식으로 결정되는 교토의정서 상의 국가별 절대량 감축 목표에서 상향식으로 결정되는 국가 결정기여라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보다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감축 목표 유형 또한 다양해지면서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COP24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공통의 단일지침을 마련해 일부 자료수집 및 보고가 어려운 항목 등에 대해서는 개도국에 적절한 유연성을 부여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관철하였다. 이렇게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단일지침이 채택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준비가 가속화될 것이니 우리 역시 관심을 갖고 논의 동향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UNFCCC Secretariat COP24 opening plenary @ UN News

환경 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국내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그린뉴딜이 있다. 그린 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말로,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미국에서 시행된 그린 뉴딜의 경우,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산업 성장에 집중하였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재생가능 에너지 분야 직업 훈련을 시행했고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가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하고 환경적으로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내후화 사업을 추진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를 한국에 적용한다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낙후 지역의 환경 불평등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엎친 기후위기에 덮친 환경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내외의 모든 꾸준한 노력들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주변에 일어나는 작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곧 행동이므로 모두 관심을 갖고 환경 정의를 지키고 환경 불평등을 해소하는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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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박경순, 조시준, 박정훈 (2018). 기후변화협상(COP24) 동향과 정책 시사점. 한국경제연구, 36(4), 91-103
  3. 박현영, “수도권 매립지 등 위치한 서구, 악취 심하지만 보상은 한계”, 데일리 한국, 2019년 2월 7일.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902/dh20190207093707137820.htm(2020년 6월 7일)
  4. 배문규, “[재난이 된 폭염](7)가난한 동네일수록 ‘녹지 소외’…폭염 가중”, 경향신문, 2018년 8월 14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8142144015(2020년 5월 30일)
  5. 배상훈 (2015). 각국 대표 프랑스 집결 신기후체제 역량 결집될까. Electric Power, 9(12), 72-7
  6. 양희태 (2017).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약 동향. 과학기술정책, 27(12), 4-7
  7. “인구 20만 ‘쓰레기 섬’ GPGP, 시사저널 1597호 [플라스틱 지구①]”, 시사저널, 2018년 7월 25일.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6598(2020년 5월 26일)
  8. “청주 현도 주민들, ‘대전시 하수처리장 현도면 인근 이전 반대’”, 대전일보, 2020년 5월 21일.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423522(2020년 5월 26일)
  9. “환경정의, OECD 평가로 드러난 지역 간 환경 불평등”, 오마이뉴스, 2017년 4월 3일. http://omn.kr/mv54 (2020년 5월 27일)

[사진]

“Mycroyance, Seoul through the smog (CC BY-NC-SA 2.0)”, Flickr https://www.flickr.com/photos/91155980@N07/32465038686/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https://www.slc.or.kr/

국제연합UN NEWS, https://news.un.org/en/story/2018/12/1027261

필리핀 프리덤섬에서 해변을 가득 메운 플라스틱 쓰레기, 「그린피스」, https://www.greenpe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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