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한계, 마주하고 책임을 다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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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limate Scouts 5기 7조 (윤지윤, 백하연, 윤동연, 장소현, 하수민)

 

생태발자국은 농경지, 목초지, 산림, 어장, 도시 및 탄소 부문의 6가지 요소로 구분하여 측정한다.

생태발자국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생태발자국의 크기를 측정한다 거나, 어느 음식의 탄소발자국이 얼마만큼 된다 거나 혹은 현재의 생활방식대로 살아간다면 지구 하나로는 부족하다 등의 말은 결국 모두 생태발자국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특정 지역 인구의 자원 소비 규모를 생산 토지 면적 규모로 환산한 것이다. 식량, 목재, 면화를 생산하고 도시 및 도로를 건설하고 산림이 탄소를 흡수하는 등 지구의 생태서비스 및 자연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를 농경지, 목초지, 산림, 어장 등으로 나누어 측정한 개념이다.  즉, 생태발자국은 자원을 소비하고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생산적인 땅과 물의 면적을 말한다(Wackernagel & Rees, 1996). 생태발자국의 측정은 헥타르(ha)나 평(坪)과 같이 토지를 측량하는 단위로 나타낸다.

생태발자국의 개념은 ‘생태 용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생태 용량은 인간이 사용하는 생태 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생물학적 생산성이 높은 토지와 바다의 면적을 의미한다. 생태발자국과 마찬가지로 산림, 목초지, 농경지, 어장, 시가지 등으로 나누어 측정한다. 생물학적 생산성은 자원관리 방식, 용수 공급, 기후 및 토양 상태 등에 영향을 받아 생태 용량의 값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한다. 생태 용량은 인구가 증가하면 감소하며, 생태자원 남용에 의해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생태발자국은 인류가 사용하는 생태서비스와 자연자원의 양이고, 생태 용량은 지구가 공급하는 생태서비스와 자연자원의 양이다. 공급되는 양보다 소비하는 양이 더 많다면, 다시 말해 생태 용량보다 생태발자국이 더 크다면 인류의 삶은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구가 제공하는 생태 용량은 유한하다. 생태 용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넘어서지 않으려고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우리가 사용하는 양을 측정하고, 그 크기와 생태 용량을 비교한다.

현재 전 세계의 생태발자국은 생태 용량을 넘어선 상태이다. 인류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1.6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생태 용량을 알고 생태발자국이 생태 용량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전 세계의 생태발자국은 생태 용량을 넘어선 상태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구의 한계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지 못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는 것 같다. 광활한 바다와 숲은 개인이 가늠하기는 너무나도 커서 지구가 무한하다고 착각하게 하기 쉬운 듯하다. 또한 우리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안다. 따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물고기나 나무 등의 생명체들은 스스로 번식한다.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보고 우리는 그것이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아왔기 때문에, 자원과 생태계를 끝없이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오인한다.

자본주의 체제 또한 생태 용량에 대해 인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인간은 생활양식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환경으로부터 자원을 인출(withdrawal)하여 그것을 가공하고 사용하여 폐기물을 자연에 버려 첨가(addition)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무한한 돈 만을 본다.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되어 지구가, 그리고 자원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생산과 폐기과정은 비용으로 환산되어 종이를 생산하는 것은 ‘비용’이 드는 일이 되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그저 ‘돈’이 드는 일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돈만 있으면 쓰레기를 무한대로 묻을 수 있으며, 나무를 이용해 무한하게 종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쓰레기가 묻히는 땅이라던가, 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잘리는 나무라던가 하는 물리적인 것들은 보이지 않게 된다.

사회학자 슈네이버그는 근대 산업 사회의 생산 시스템이야 말로 생태계 파국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룬다고 말한다. 근대 산업 사회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산업주의적 정치구조, 그리고 대량생산 · 대량소비 · 대량폐기의 생활양식은 자연 인출을 격화시키고 자연에 대한 첨가를 강화함으로써 생태학적인 파국에 가까워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 사회의 수탈과 부하가 생태계의 환경용량을 초과해, 가속적으로 환경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인류는 지구의 한계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인출하고 첨가하는 과정을 통해 생태발자국은 생태 용량을 초과하게 되었다.

사용 후 핵연료를 발전소 내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는 임시 저장시설을 가득 채워가고 있다. (2018년 6월 기준)

지구의 한계를 볼 수 있는 예시들을 살펴볼 텐데, 먼저 사용할 수 있는 땅의 면적을 줄여가고 있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 핵분열 때 나오는 열을 사용해 물을 끓여 생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데, 원료로 사용된 우라늄은 핵폐기물이 된다. 이는 ‘사용후 핵연료’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해당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열과 방사능 준위가 높은 폐기물로, 최소 10만 년에서 100만 년 넘게까지 인간 생활권에서 완전히 격리하여 땅속 깊이 보관해야 한다.

독일은 2022년까지 탈원전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 처분할 장소를 찾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부피가 28,000㎥라고 한다. 이는 컨테이너 2,000개에 달하는 부피이다. 독일은 1966년에 원자력 발전소 상업 운전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17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였다. 이 기간 동안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28,000㎥만큼 발생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부산의 고리원전 1호가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로 총 26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해왔다. 2018년을 기준으로 1만5000t이 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였고, 이는 발전소 근처의 임시 저장시설에 쌓여 있다. 현재 임시 저장시설의 포화가 눈앞으로 다가와 임시 저장시설을 위한 새로운 부지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후에는 중간저장과 영구처분을 위한 부지 또한 필요하게 될 것이다.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 원전을 운영하는 31개국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는 34만t에 달한다.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각국은 계속해서 수십만 년간 사용하지 못하는 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비용이 아닌 실제 땅을 사용하고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 또한 지구의 한계와 연결 지어 이해할 수 있다. 지구시스템은 지난 80년간 이산화탄소 농도를 180~280ppm 내에서 유지하였다. 인류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지구는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흡수해왔다. 이산화탄소는 육상식물이 30퍼센트, 해양이 23퍼센트를 흡수해 대기 중에는 약 47퍼센트만 머무른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또한 암석의 화학적 풍화 작용 같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까지 걸리는 과정들을 거쳐 사라지게 된다. 우리가 믿어온 자연의 힘은 존재한다. 지구는 충격이나 교란이 일어났을 때 불안정한 상태를 어느 정도는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8년을 기준으로 407.8ppm을 기록했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300년도 안 되는 사이에 125ppm이나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때 대기 중의 ‘농도’는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일부가 바다와 나무에 흡수된 후 대기에 남아있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니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숲보다 더 많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천에 깔린 나무보다도,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아마존 숲보다, 태평양보다도 더 크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작은 화면의 동영상마저 30분에 1.6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그렇게 인류가 숨쉬듯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더 이상 지구의 힘으로 처리할 수 없어서 지구에 그대로 쌓이고 있다.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지구가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지구가 유한하다고 인식하는 데서 탄생한 생태 용량과 생태발자국의 개념을 알아보았다. 지구가 무한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운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았고, 우리가 얼마나 지구가 무한한 것처럼 사용하고 있는지, 또 그렇게 사용해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이제는 지구가 유한하다는 것을 인식하자. 그리고 생각하자. 내가 구매하는 이 행동 하나가 얼마나 더 많은 생산을 불러일으킬지, 어떻게 해야 더 오래 사용하여 생산과 폐기의 과정을 한 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는지. 버리면서 생각하자.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더라도 지구의 어느 한 부분을 수십 년간 차지할 이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를. 이제는 단순히 돈으로 그 물건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리를 다했다고 착각하지 말자. 생산과 폐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값은 아직 한참이나 매겨져 있지 않다. 그를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도 좋을 것이다.

생태발자국의 의미 또한 알았다면 내가 얼마나 많은 생태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측정해보고, 우리나라는 또 얼마나 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찾아보자. 생태발자국을 측정할 때의 기준들은 어떤 이유로 정해졌고, 지구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찾아보자. 1970년대와 2000년대의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비교해보고 그 원인을 생각해보자. 지구의 한계를 넘어서 배출되고 쌓이는 이산화탄소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하자. 그렇게 행동 하나하나가 유한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가보자. 이제 당신은 지구가 하나뿐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으니, 운명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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