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가격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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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가격제의 미래

Climate Scouts 5기 9조 벌새 김수현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한국 정부가 제시한 ‘한국판 뉴딜 정책’이 ‘그린 뉴딜 사업’을 포함하면서 2016년 Climate Action Tracker가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로 선정한 한국이 기후 변화에 맞서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린 뉴딜 사업에는 저탄소녹색산업단지, 그린리모델링, 녹색산업 육성, 그린스타트업 기업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와 더불어 최근 ‘그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4·15 총선 공약으로 논의되었던 탄소세 도입과 이미 시행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논의 역시 재점화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최근 그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재논의 되고 있는 탄소세와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정의 및 장단점과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탄소가격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이해하고 탄소에 대한 가격을 부과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저탄소 연료를 소비하게끔 유도하고자 하는 정책적 수단이다.세부적으로 보자면, ①탄소세는 정부가 세율을 정한 뒤 배출량에 따라 톤 당 해당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며 ②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배출허용총량(캡)을 설정한 뒤 기업마다 할당된 배출권을 자유롭게 거래하도록 하는 시장제도이다. 탄소세와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오염자 부담 원칙을 기본으로 하며, 화석연료의 소비를 억제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에 공통된다.

<표1. 탄소세와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장단점>

탄소세 탄소배출권 거래제
장점
  • 가격 확실성
  • 예측가능성
  • 기존 세제 체제 활용 (새로운 인프라 구축 등 불필요)
  • 투명성
  • 적용 대상 광범위
  • 감축 효과 보장
  • 유연성
  • 수익 창출
  • 비용 대비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 (소비 억제 / 효율적 사용 유도 / 대체 에너지 개발)
단점
  • 감축 효과 불확실
  • 조세 저항/역진적 소득분배/상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
  • 에너지 공급구조의 영향을 받음
  • 에너지세 및 기타 환경세와의 충돌
  • 탄소 가격 변동 가능성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음)
  •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부문의 배출량 조절 어려움
  • ‘오염허가권’
  • 국가 간의 공조 필요

 

현재 탄소세를 시행 중인 도시·국가는 총26개국(Stavins, 2020)으로, 북유럽, 남아메리카의 몇몇 국가들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이 있다. 호주의 경우 2012년 500대 탄소 배출 대기업에 톤 당 일정액의 탄소세를 부과했으나, 기업들이 세금 증가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서 반발이 늘어 2015년 폐지했으며, 프랑스는 탄소세 도입을 추진했으나, 탄소세 부과율만큼 호화 요트 및 슈퍼카 등에 부과되는 세금의 감세 방안을 함께 추진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반대로 도입에 실패했다.

<(좌) phys.org – 호주 탄소세 반대 시위, (우) indianlink – 호주 탄소세 찬성 시위>

위의 두국가의 사례가 보여주듯 사회적 합의 없이, 성급하게 정책의 도입을 추진한 국가들은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이와 반대로 IMF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탄소세 도입(1991년) 이후 세제 개편을 통해 꾸준히 세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온 모범 국가이며, 탄소세를 도입한 25년(2016년 기준)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23% 줄이면서도 55%의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도시·국가는 총 25개국으로 유럽연합, Regional Greenhouse Gas Initiative(RGGI) 가입 국가, 뉴질랜드, 카자흐스탄, 한국 등이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초기는 과다할당과 횡재이윤의 문제로 실패하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명확한 분류체계와 기준을 바탕으로 할당 체계를 수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여 현재는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유럽연합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성공적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한국은 탄소세 도입을 논의 중에 있으며,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2015년부터 시행 중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잉여 배출권 이월과 시장 기능 미흡 등으로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제1차 계획기간에는 배출권 거래시장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피드백과 수정을 통해 제2차 계획기간은 제1차 비해 그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부터 시행될 제3차 배출권 거래제의 기본 계획안을 예의주시하여 제3차 계획기간은 지금보다 더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탄소가격제가 필요한 것일까?

탄소세의 부과는 그 취지와 다르게 소득수준에 따른 환경 불평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리즈 대학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소득수준 상위 10%의 에너지 사용은 하위 10%보다 약 20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탄소세를 부과하게 될 경우, 부가된 세금으로 인한 가중은 소득수준 하위 10%의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상위 10%의 에너지 소비가 탄소세로 인해 상당량 저감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불분명하다. 이는 또 다시 경제·사회적 약자에게 그 부담이 가중되고, 사회적 불평등만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는 가격 상승과 개발비용증가로 국가의 경쟁력을 저하할 위험이 있다. 그 예로, 한국의 탄소 배출권 가격은 2019년 약 415% 증가(2015년 대비)하였으며 그로 인한 철강·시멘트 산업의 생산 원가가 높아져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호소가 있기도 하였다. 글로벌 차원에서 국가 간 공조가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탄소 가격제 시행은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끌어내리고 단기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처럼 탄소가격제는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가격제는 지금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1970년부터 꾸준히 증가 중이며 2019년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33기가 톤을 기록했다(IEA). 파리 협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탄소 중립을 선언했으나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탄소 중립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로 2050년까지 배출량을 최대 7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는 IPCC의 1.5 °C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며, 1.5 °C 상승 제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탄소 가격제를 통한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탄소 가격제를 시행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사료된다. 탄소 가격제 도입 논의를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소비자로서 그리고 세계시민으로서 우리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기업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등의 탄소 저감 행동을 이전부터 취해왔다면 탄소 가격제 도입 논의는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책임을 깨닫고, 단기적인 이익과 편의가 우선이 아닌 모두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탄소 가격제를 도입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된 탄소 가격제의 문제를 타개하여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①실제 에너지 소비가 높은 사람 혹은 기업이 탄소세를 지불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해야 하고 ②탄소 가격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을 줄일 수 있도록 세수 중립제와 리베이트 등의 방안을 병행하여야 한다.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탄소세를 도입한 나라로, 30년 간 세율이 약 50% 증가했지만 소득세와 기업의 사회보장비를 삭감하여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중앙일보) 또한 덴마크는 탄소세를 거두는 대신 소득세, 판매세, 법인세 등을 낮춰 세금이 가계로 환원되도록 하였고, 그 결과 1990년 5279만 톤이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92년 탄소세 도입 후 2005년 4940만 톤으로 감소했다고 한다(2018, 전서혜). 이와 같은 사례처럼 잘 설계된 탄소 가격제는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되어 사회적 합의를 이끌고,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것이다.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국의 상황과 정서에 맞는 탄소 가격제를 연구하여 시행한다면 쉬이 모범국가로 발돋움하여 기후악당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사회구현이라는 장기적인 공공의 목적 아래 많은 국가들이 탄소 가격제에 공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기후위기를 대처하는 첫 걸음은 성공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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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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