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립마을의 명암을 통해 알아보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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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Climate Scouts 06 포그린(최효정 홍수빈 김진우 김승언)

세종시 구도심 지역에 태양광과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활용한 에너지자립 마을이 들어선다고 한다. 이는 ‘2020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14억 1,700만 원을 들여 태양광 264개소 946kw, 지열 33개소 577kw를 보급해 구도심과 신도심 간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 자립마을은 외부 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에 앞서는 친환경 공동체이다. 서울시의 경우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 중 하나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첫 해인 2012년에는 서울시 내 총합 7개에 불과했던 에너지 자립마을이 올해 100개소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에너지 자립마을에 선정되면 시에서 베란다·옥상 미니태양광 패널 설치, 에너지 절약 컨설팅 등을 위해 마을당 최대 3년간 연간 3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실제 모범사례로는 서울 동작구 성대골 마을이 대표적인데, 성대골의 경우 2012년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에너지 자립을 위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의 1세대이자 모범 시행마을로서 국내 최초로 에너지 절전소나 에너지 반상회, 에너지슈퍼마켙(켙은 Energy를 상징)을 운영하는 등 에너지전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일상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비단 서울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 국내 1호 친환경에너지타운이라고 불리는 강원도 홍천의 소매곡리에서는 태양광 발전이나 소수력발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가축분뇨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과 같은 혐오시설을 바이오가스 생산원으로 탈바꿈시켜 주민에게 난방용 도시가스를 저렴하게 공급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로는 어떤 성과를 가져왔을까? 성대골의 경우, 매해 전기 사용률이 10%씩 감소하고 있으며, LED나 멀티탭, 에어컨 차광막과 같은 각종 에너지 절감기기를 판매하는 ‘에너지 슈퍼마켙’등의 사업을 통해 생산된 에너지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수익창출까지 이어지는 이상적인 미래에 다가서고 있다. 또 다른 서울시 내 에너지자립마을인 동작구의 신대방 현대아파트의 경우 2015년 대비 전력 사용량을 13.6% 줄여 7,642만 원을 절약하고 아파트 옥상에 설치한 대형 태양광 발전기를 이용해 1,743만 원에 달하는 양의 전력을 6개월 동안 생산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긍정적인 결과 뒤에는 어두운 이면 또한 숨겨져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정부의 포부 아래에 매년 지원하는 에너지 자립마을 수는 확대되고 있지만, 중도 포기하는 마을도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의 성과진단과 발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 마을 수 대비 중도하차 비율이 2014년 6.7%에서 2017년 23.8%까지 증가했다. 에너지자립마을의 지속가능성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서울연구원의 조사결과, 중도하차 마을이 늘어난 배경으로 태양광 시설 설치 공간 부족, 마을 간 네트워크 부족, 신기술 도입 비용 부족, 실효성 낮은 에너지 교육 등이 꼽혔다. 태양광 전력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나 일부 마을에선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데다, 전력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은 한계점 또한 노출됐다. 마을 주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젊은 층의 저조한 참여율과 예산 확보의 어려움, 빈약한 중간 지원 조직, 운영·관리의 어려움 등이 낮은 지속가능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기와 같은 에너지 자립마을 중도하차 원인으로 꼽히는 것들은 결국 공통적으로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책 목표율 달성을 위해 시설중심의 양적 확대에만 집중한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이 운영계획이나 지역자원조사 미비 등의 문제와 함께 사실상 마을의 구성원이자 사업을 직접 이끌어 나가야 할 주민의 지속적인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실패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경제성 확보 방안과 중간지원그룹의 부재와 같은 문제점들이 주민들의 의지를 일찍이 움츠러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의 모델이 되었던 해외 성공 사례는 어떤 점이 달랐을까?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 정부가 분산형 에너지 정책을 펼쳐 에너지 자립 사업이 주민주도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중앙집중형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면서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여 생산설비만을 조성하고, 인력이나 지원 조직 같은 핵심 부문은 신경 쓰지 않은 한국 정부와 대조된다.

에너지 자립마을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분명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단계별 사업을 통해 주민참여의 의지와 책임성을 확인하고 육성하는 시간을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보여주기식 정책을 위해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행정적 관행이 사업의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여기서 벗어나 장기적인 계획수립을 바탕으로 각 마을의 특성에 최적화된 체계를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지원하여 기존 사업대상 마을의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도와야 한다. 이밖에도 경제성 확보를 위해 저탄소 녹색마을형 FIT 제도 등의 강화를 고려하고 중간지원그룹 구성을 체계화하는 등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화방안을 모색한다면,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에너지전환 움직임을 이어가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에 의한 에너지 생산량 꼴찌 국가라는 오명에서 한층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1. 충청뉴스, ‘세종시 구도심에 에너지 자립마을들어선다최형순 기자 2019.09.04

http://www.cc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6392

  1.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꿈들e블로그 조은솔 기자 2019.08.26

https://blog.naver.com/energium/221628920129

  1. 경향신문, “서울 에너지자립마을, 지속가능성 미약” 고영득 기자 2018.07.12.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807122121035

  1. 전환’2 – 재생 에너지 앞장서는 ‘에너지자립마을’이란? 2017.08.30.

https://blog.naver.com/hellopolicy/22108530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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