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인류 빈곤과 불평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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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limate Scouts: 10 S.A.Y (Sustainable Action for Youth) (양소희, 김은영 박지혜 박진아)

“역대 최강 한파”를 앞다퉈 보도하는 기사로 가득했던 지난 겨울이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올해의 여름 또한 “역대 최고 무더위”의 수식어를 달고 찾아왔다. 지금은 잠시 적당한 바람에 기댈 수 있지만, 머지않아 다시 혹한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반도의 기온이 1도 가까이 올랐고 강우량도 200mm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80년간 겨울철은 지역에 따라 22~49일 짧아졌고, 봄철은 6~16일, 여름철은 13~17일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전문가들은 2060년께면 남한 전체가 아열대 기후권에 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의 사계절은 사라지고 있다.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여름과 겨울은 폭염과 혹한의 시기로 찾아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이러한 폭염과 혹한의 악순환은 더욱 빠르고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더위와 추위에 대한 불평 정도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극한의 환경이 조성될수록 취약계층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농업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세계의 식량 생산 환경에 타격을 줌으로써 현재의 빈곤 구조 해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국내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기후 변화와 이상기상 현상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농가는 92.3%였고, 기후 변화가 미래의 농업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농가는 64.0%였다. 농가들의 기후 변화가 식량 공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으로는 전체 61.3%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실제로 세계 기온이 1°C 더 상승할 때마다 세계 밀 수확량이 6% 감소하고 쌀 수확량은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상고온이 발생하면 쌀 단수는 5.8~16.3% 감소하고, 이상 강수량이 발생할 경우에는 1.0~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고온과 이상 강수량 증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 8.8~20.8%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향으로 전세계 750만 명의 아이들이 2030년까지 성장, 발육 저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400만 명은 심한 발육 저해를 겪을 것이고, 2050년에는 피해 아이들이 1,0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식량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제도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있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취약한 인프라를 지닌 개발도상국들이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에 의해 막심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데, 예로써 1995년부터 2014년까지 폭풍과 관련된 사망자의 89%가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는 점으로부터 알 수 있다. 기후변화는 1억 명의 사람들을 다시 빈곤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고 특히 가장 빈곤한 지역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와 남부 아시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또한 1도의 기온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1.2%의 소득 감소, 장기적으로는 0.5%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입지만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시스템을 찾기란 힘든 일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사회 구조에서도 취약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고, 이로써 더욱 불평등의 구조가 확대되어 결과적으로 기후난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써 아프리카 말리의 여성들은 주로 정원 가꾸기로 생계를 유지해왔으나 기후 변화로 찾아온 가뭄에 심각한 물 부족을 겪었고,. 이로 인해 기존의 방식으로 생계유지가 불가능해져 기본적인 의식주의 여건조차 갖추지 못해 고통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땅이 물에 잠겨 갈 곳을 잃어가는 사람들 또한 대표적인 기후난민 중 하나다.

이미 해발고도가 낮은 섬의 일부가 가라앉고 있으며, 향후 50년 내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의 주민들은 점점 갈 곳을 잃어가고 있지만 이민 등의 선택을 하기에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부족해 고스란히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심화되는 빈곤과 불평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장 기본적으로 신속하게 피해지역을 재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람들이 소득과 자산을 최대한 빠르게 복구할 수 있도록 하며, 더욱 신속하고 포괄적인 재건은 가난한 사람들이 재난의 영향을 확대할 수 있는 빈곤의 굴레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재해 상황에 대해 더욱 신속한 알림, 수재에 저항력이 강한 작물 재배를 하는 등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를 감소하고 복원력을 키울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 식량 공급을 위해서는 적응기술의 개발 및 보급 확대, 농지보전, 경지이용 확대, 융합기술 활용, 농업기반시설 현대화 등이 요구되며,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농업발전을 위해 2011년부터 기후 스마트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을 제시하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을 통하여 생산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복원력과 적응력을 향상하며, 온실가스 저감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법에는 초기비용 투자 등에 대한 한계점 역시 분명히 존재하지만, 불평등의 악순환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의 가치와 당위성이 결코 과소평가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빈곤과 불평등 가속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기후변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단순히 환경에 국한된 문제로 인식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 구성원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다는 점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점점 더워지거나 추워지는 날씨 정도에 그칠지 모른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과 공동체에 주는 악영향에 대해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우리의 삶이 서서히 파괴되어나가는 과정에 무기력한 침묵을 보탤 뿐일 것이다.

<참고문헌>
아프리카·동남아보다 더 뜨거운 한반도…“여름 폭염 겨울 혹한 갈수록 심각”, 헤럴드경제, 2018
기후변화가 식량공급에 미치는 영향분석과 대응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2012
The 2014 IPCC report on Impacts
Building back better』, 2018, World Bank
UNDP https://stories.undp.org/supporting-malis-women-to-adapt-to-climate-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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