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한반도에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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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limate Scouts: 06 Echo Eco (유민서, 김규미, 김나연, 이하은)

 남과 북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언론매체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며 점점 ‘하나된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각계각층에서도 공모전, 박람회, 대회 등을 통해 통일 이후 한반도의 모습을 예측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환경 정책 및 기후변화 문제 대응책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가? 상대적으로 남한보다 개발이 더 필요한 북한에서는 어떻게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하나된 대한민국이 가져올 많은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

[통일 그 후, 기후변화와 DMZ]
DMZ는 경기도 파주부터 연천을 거쳐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까지 2개 광역도와 7개 시군이 연결되어 있는 한반도의 생태축으로, 한반도의 자연이 살아 있는 전시장으로서 동북아에서 한반도로 뻗어 나온 대자연의 속살과 겉살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65년 이상 외부와 차단되어온 DMZ는 자연 스스로의 질서를 만들어왔다. 서부에서 동부까지 경이로운 대자연이 펼쳐내는 압도적 풍광과 함께, 한반도의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는 DMZ는 국제적인 생태 보고로 평가된다. 그러나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접근이 힘들어 자연과 산림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는 않은 실정이다.

DMZ는 멸종위기종의 보금자리다.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은 모두 101종으로, 전체 267종의 38%에 달한다. DMZ의 생태적 가치는 동물의 종 다양성과 종별 개체수 측면에서 남북한을 통틀어 으뜸이다. DMZ는 백두산 원시림지대와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안정적인 동물들의 서식 공간이며, 특히 포유동물에게는 남한 최고의 서식지이다. 반달가슴곰을 비롯하여 산양, 사향노루, 삵, 수달, 담비, 하늘다람쥐 등이 DMZ에 살고 있으며, 이중 반달가슴곰은 철원부터 화천, 양구, 인제, 고성까지 중부전선부터 동부전선에 걸쳐 살고 있다. 국내에서 야생반달곰의 서식은 지난 99년 지리산에서 확인된 것이 유일하며, 사향노루도 80년대 이후 직접 확인된 것은 DMZ뿐이다. DMZ가 동물들이 인간의 간섭에서 벗어나 생태적으로 가장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라는 뜻이다. DMZ에는 식물도 풍부하다. DMZ에 서식하는 식물은 2,504 분류군으로 국내 전체 4,497종의 56%에 해당한다. DMZ는 한반도의 허리답게 북한식물과 남한식물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통일 그 후,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
남북의 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한반도의 정세가 평화의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둘의 통합이 기대되는 현 시점,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제적 격차’이지 않을까 싶다. 여러가지 개발 분야 중에서도 당장 북한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전력과 에너지’이다. 전력이 부족한 북한에서는 남한의 기술과 도움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이슈인 지금, 통일시대의 전력망을 어떻게 구성해야 탄소 배출을 최소한으로 하며 동시에 북한을 개발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27일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열악한 도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전력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현재 전력 상황에 대해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전력공급 현황은 매우 좋지 않다. 하루에 1~2번 밖에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설비 고장과 전력 부족에 의해 정전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남한은 빠른 경제 성장 속도를 토대로 전력 설비 발전에 만전을 기했다. 한국의 전압유지율은 2012년 기준 99.93%다. 호당정전시간은 10.88분이다. 송배전손실률도 3.69%(2011년)로 일본(4.8%, 2011년), 미국(5.8%, 2011년)보다 높다. 하지만 북한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북한 전력 시설은 설비 노후화로 가동률이 저하된 상태다. 발전설비용량은 남한의 7% 수준으로 최근 2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가동률도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여기에 민간부문에 대한 전기 공급은 북한 당국의 전력 공급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주민들은 전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은 강제 야간 소등 등을 시행하며 전기를 아끼고 있다. 밤 늦게까지 환한 빛이 난무한 남한의 야경과, 쥐 죽은 듯이 캄캄한 북한의 밤을 한번에 포착한 위성사진을 보면 같은 하늘아래 너무나 극단적인 모습이다.

<사진출처: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한국의 포화된 전력발전과 북한의 부족한 전력, 이 상황에서 우리는 경제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북한에 당장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가 필요하고, 북한을 통해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국과 몽골, 러시아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고, 처음부터 석탄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북한은 남한보다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하다. 풍력발전의 경우 북한이 가진 잠재량은 400만kW다. 매년 85.8억kWh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태양광 발전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발전이 가진 잠재량은 연 289만GWh다. 실제로 주민 위주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는 비용이 저렴하고 구축시간도 대형 발전소보다 상대적으로 짧으며 전달방안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서울대학교 문승일 교수는 “에너지 공동체가 구축되면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가능하다. ‘신재생 에너지의 공동 개발 및 활용’으로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 HVDC를 활용한 기저발전력의 대체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발빠른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통해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에 조금 더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HVDC : 고압직류송전(HVDC)이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AC)을 직류(DC)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바꿔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인 AC 송전에 비해 전력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통일 그 후, 기후변화와 인권]
UN인권위원회 ‘차별방지 및 소수자보호 소위원회 특별보고관(the Special Rapporteur to the Sub-Commission on the Prevention of Discrimination and Protection of Minorities)’의 1994년 보고서인 ‘인권과 환경(human Rights and the Environment)’에서 “인권, 생태적으로 건전한 환경, 지속가능한 개발 그리고 평화는 상호 의존적이며 불가분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안전하고, 건강하며 그리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환경을 향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권리와 시민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 권리를 포함하는 다른 인권은 보편적이고 상호 의존적이며 불가분한 것이다.”라며 인권과 환경에 관한 원칙선언 초안을 밝히고 있다. UN에서 채택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도 말하고 있듯, 인권과 환경은 함께 움직이는 문제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사회 시스템 내에서 간접적으로 일어나는, 가해자가 확인되지 않는 구조적 폭력을 야기한다. 기후 변화가 하루아침에 인류의 멸종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회구조적으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빈곤층이다. 부유층은 자본과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 기후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겠지만 빈곤층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생계수단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들은 생명권, 건강권, 생계권, 자기결정권을 위협받고 이들로 인한 분쟁들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수단의 다르푸르 분쟁이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가뭄이 지속되며 발생한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학적위기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국가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환경을 고려한 정책이 구조적으로 입안되어 실행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되는 환경오염문제에 대하여 개인적인 책임의식을 느끼기 쉽지 않으며, 시장 경제가 존재하지 않아 에너지자원이 조절되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되어 환경오염을 가중시킨다. 또한 낙후된 기술 수준과 약한 경제력으로 인해 환경오염과 파괴방지를 위한 기술과 설비가 미흡하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북한의 환경오염은 가중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심화되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 인권들도 더욱 심하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통일 그 후, 기후변화와 법]
최근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큼 북한과 남한의 관계와 환경의 상관관계는 환경 학도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추세이다. 다만 북한 환경 법제가 그만한 효력이 있는지, 통일비용 부담으로 인해 환경의 중요성을 잃지는 않을지 등 다양한 고민이 예상된다. 북한의 환경 법제에 대한 핵심적인 문제는 남한과 같은 자유민주국가처럼 북한의 법이 법적 규범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직까지 남한의 법학자들은 북한법의 법적 규범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체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환경 법제에 대한 연구도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발간한 “환경포럼”(정회성, 2003) 등을 통해 북한 환경 법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고, 환경법 학회에서 발간된 “북한의 환경보호법(2000년)에 관한 연구”(윤황, 지영환, 2006)를 통해 북한의 환경보호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는 북한의 법령 소개에 그치기 때문에 그저 추론에 거칠 수밖에 없다. 공개된 북한의 환경보호법 중에서도 주목 할 만한 점이 있는데, 1986년 제정된 환경보호법의 2004년 수정에서 환경보호법 제9조 환경보호법의 규제 대상에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등의 문제를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또한 “생태계의 균형”이라는 표현을 “생태계의 보호, 생물 다양성의 보존과 지속성 이용에 지장을 주는”으로 개정한 부분을 보아 환경 분야에 있어서 국제적 동향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열악한 환경 법률에 있어서도 국제적 동향을 조금이라도 따라가려는 북한의 행동을 남북 상호 간의 환경 협력을 통해 더욱더 적극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

유엔환경계획이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협조를 받아 2010년부터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북한의 환경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주의되는데, 산림 피복률의 질과 크기가 1990년 중반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다른 에너지원보다 석탄 사용량이 2000년에 2,200만 톤에서 2007년에 2,700만 톤으로 증가한 것을 보아 미세먼지의 위험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의 공동 노력과 남북 환경 법제의 교류가 큰 의미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북한의 환경 보호법 연구를 통해 남북 간의 환경 법제를 연구해보려고 해도 북한의 소극적인 자료공개가 계속된다면 북한 환경 법제의 완성도는 과거에 멈출 것이기 때문에 남북 공동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남한과 북한이 하나되기까지 필요한, 그리고 하나된 이후에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지속되어야 하는 노력들을 4가지의 분야별로 짚어보았다. 파리 기후협약에서 엿볼 수 있듯, 기후변화가 주는 세계적 영향은 비단 OECD 국가들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도 다루어야 하는 문제이다. 북한 또한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의하고, 참여하여 현 사정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고 내수경제의 활성화로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일어나는 자립심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기고문에서 다루었듯이,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인 DMZ부터 인권, 규제까지 환경에 관하여도 다양한 영역에서 남북한의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고압직류송전(HVDC) (매일경제, 매경닷컴)
-“한반도 통일시대 여는 새로운 전력망은?”, 김동원, 2018.08.06, HelloT 첨단뉴스
-“北 기후변화대응…대북 산림협력 우선 추진해야”, 박엘리, 2018.03.16, 이투데이
-송정은(2013), 「기후변화와 인권; 환경인권법리의 적용가능성과 향후과제」, 강원대학교대학원 법학석사학위논문
-안신권(2001), 「통일을 대비한 남북한 환경협력 방안에 대한 연구」, 연세대학교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UNEP,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Environment and Climate Change Outlook
-http://productionschool.org/board/living/1978439 기후변화와 인권-조효제(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북한 환경법제의 최근 동향과 과제
-한상운(법학박사,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유엔환경계획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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