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기 시작한 코끼리 : 인도, 그 이면에 기후 변화의 취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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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limate Scouts: 02 그리너스 (김령은 / 공윤구, 김태남, 양준혁)

 언론에서 흔히 ‘코끼리’로 비유되는 인도는 대단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개도국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경제 발전의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이 있다. 바로 ‘슬럼(Slum)’이다. 인도의 29개의 주 중 하나인 타밀나두 주(Tamil Nadu state) 에서는 이른바 ‘슬럼 청소정책(The Tamil nadu Clearance Board)’을 펼치며 슬럼가의 빈민 가구들을 토라이파캄(Thoraipakkam)에 위치한 집단 거주 촌으로 강제 이주시켰다.기후변화에 취약한 슬럼가의 빈민들은 2015년 11월, 폭우로 아디아르 강(Adyar River)이 범람하여 홍수의 피해로 거주지를 잃게 됐고, 정부에서는 새로운 거처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고 생계가 어려워졌으며, 안전과 위생문제로 고통 받게 되었다.

그림 토라이파캄 집단 거주촌, 2018년 직접촬영

기후변화에 취약한 슬럼가의 빈민들은 2015년 11월, 폭우로 아디아르 강(Adyar River)이 범람하여 홍수의 피해로 거주지를 잃게 됐고, 정부에서는 새로운 거처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고 생계가 어려워졌으며, 안전과 위생문제로 고통 받게 되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 및 프랑스와 영국 출신 과학자들은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를 통해 “적도 지역 빈곤국들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덜 미치지만 급격한 기온 변화, 폭우 등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더 많이 겪는다”고 전했다. 그 예로 인도의 남부지역에는 2015년 11월, 올해 8월의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과 사망 및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작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생산량이 심각하게 감소했고 그에 따라 빈곤계층의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더 심화됐다. 심지어 인도 경제전문 매체 라이브민트(Livemint)에 따르면 기온이 증가함에 따라 자살률도 증가했다. 인도뿐만 아니라, 다른 개도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림 기자회견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활동은 1차 산업(농업, 임업, 어업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기후변화에 대한 경제적 피해가 막심하다. 인도의 작물생산지 면적은 2008년 기준 1억 5,900만 ha로 세계 경지면적의 11.3%이며, 섬유 생산량이 60%로 세계 1위이고 쌀, 밀, 땅콩 등의 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이처럼 1차 산업 부분에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생산량을 자랑하고, 인도의 산업구조 중에서도 17%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은 이상기후에 의해 상당하고 즉각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거주지 및 재산 소실, 실업 등 자국민의 생활 양상까지도 크게 뒤흔들릴 수 있다.

안타깝게도 기본적인 상·하수도, 저류시설 등의 환경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이상기후에 대한 대처는 미비한 실정이다. 인도 정부는 2008년 기후변화 대응정책(National Action Plan on Climate Change, NAPCC)을 발표하였고,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2030년까지 GDP(Gross Domestic Product)당 온실가스배출량을 2005년 대비 33~35% 줄일 것을 약속하며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 시설 유치, 온도변화 대응작물 개발 등 기후변화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생활을 위한 직접적인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뚜렷한 노력이 없는 실정이다.

물 공급과 위생을 위한 대부분의 상·하수도 시설과 복지 예산이 인구 밀집도시에만 편중되어 있어 지방 소도시 시민들은 이상기후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으며, 지자체 역량에 따라 기초 환경설비시설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일례로 2015년 지독한 가뭄으로 인하여 12,602명의 인도농민들은 부채가 생겼고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도 정부는 농민들의 부채를 탕감해주었으나, 이는 오직 인도의 가장 큰 주인 우타르 프라데시주(Uttar Pradesh)와 마하라슈트라주(Maharashtra) 두 곳으로 한정되었다. 또 올해에는 작은 마을의 슬럼가 가뭄 피해자들에게 토지권을 지급했지만, 아직은 그 범위가 제한적이고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기본적인 기후변화 대응 시설구축 보다는 피해 대처에 급급할 뿐, 인도 슬럼가 주민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 주소이다. 심지어 이 같은 상황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마저도 세계은행, 국제기구, 선진국의 지원에 매우 의존적인 경향을 보였다.

그림 가뭄대처방안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유골시위, KBS News ‘인도 가뭄 피해 ‘극심’…대책 요구 시위‘, 2017

빈민가의 국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인도 정부의 거창한 기후변화 대응책들 또한 당국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에 따르면, 인도는 대기 오염과 관련하여 세계 최악의 10개 도시 중 4개 도시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은 2015년 기준 대기 오염에 기인한 전 세계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미미한 수준이며 결론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 에너지 도입은 지구촌의 최고 이슈 중 하나이고, 그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을 위함이기 때문에, 기술개발과 더불어 현재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있는 계층을 위한 인프라 구축 또한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피해 받는 지역이 상당하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및 각종 제도들은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리는 그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참고문헌>
유망환경시장 진출가이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0
인도 환경시장 분석 보고서,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4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17/apr/07/nine-year-old-ridhima-pandey-sues-indian-government-over-climate-change-inaction
http://www.tn.gov.in/tsunami/Projects/GOs/GONo529_08.htm
두산백과 ‘인도’, Doopedia
‘기후변화도 불평등’, 개도국 온실가스 배출량 가장 적은데…, 에너지경제 한상희, 2018. 05. 03
인도 기후변화 따른 가뭄 탓…농민 5만9천여 명 자살 추정, 연합뉴스, 2017.08.01
점점 더워지는 인도, 사상 최고 기온 기록…기후변화 대처 시급, 아시아경제, 2017.06.09
This Indian state is giving slum-dwellers the right to their own land, WORLD ECONOMIC FORUM
Nine-year-old sues Indian government over climate change inaction, The Guardian
기후변화로 ‘흉작’목숨 끊는 농부들, 경향신문 김보미, 2017.08.01
“기후변화 대응 적극 나서라” 세계 100여개국 동시다발 집회, 연합뉴스, 2018.09.09
National Action Plan on Climate Change, Government of India
COP 23 at Bonn: India has resolved to be a strong leader on climate action, Hindustan Times, 2017.11.10
‘탄소배출 3위’ 인도 “파리협정 있든 없든 기후 지킨다”, 연합뉴스, 2017.06.03
기후변화에 다른 나라보다 더 취약한 인도, 조충제,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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