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같은 원인 다른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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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같은 원인 다른 현상

차상민 (우리들의미래 사무국장)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지게 될 남태평양 섬들, 기상이변의 재해, 녹아내린 빙하로 사냥터를 잃어버린 앙상한 북극곰의 모습까지, 동정심과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온갖 장면들이 동원됐다. 하지만 반응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북극곰은 불쌍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우리와 거리가 있는 문제로 생각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개념 있는’ 명사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 반응은 판이하게 다르다. 미세먼지를 공포의 대상으로까지 여기고 있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당장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기꺼이 동참할 태세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조치들은 노후경유차 퇴출, 화력발전소 축소, 노후발전소 폐지, 전기차 확대, 산업체 배출 규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거론되거나 추진되었던 것들과 정확히 일치한다. 사실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라는 동일한 원인이 만들어 낸 두 가지 다른 결과이기 때문에 그 대책이 다를 수 없다.

지구온난화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이 온실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역시 화석연료가 가장 큰 원인이다. 화력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화합물, 황산화합물 등이 공기 중에서 물리적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로 뭉쳐진 것이 미세먼지이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배출권거래제’ 정책이 나왔을 때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 발전소나 제철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국민들은 비록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이라 하더라도 국민경제 측면에서 이를 수긍하였다. 하지만 석탄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지목되자 철옹성 같던 화력발전소가 하루아침에 퇴출 위기에 몰렸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를 줄이는 데에는 소극적이었던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반대에 적극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다. 조삼모사나 조사모삼(朝四暮三)이나 결과는 같은 것이지만 저공(狙公)의 원숭이들은 당장 아침(朝)의 먹이가 줄어드는 것을 싫어했다. 우리에게도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나중(暮)의 일이고 미세먼지는 당장(朝)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지구온난화는 선의와 이타심이 작용하여야 힘을 받지만 미세먼지는 당장의 문제이며 이기심의 발로이기에 모두가 적극적이다. 인간의 이러한 이기심에 실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을 본다.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이 시장 균형과 경제 발전을 이끈다고 간파했다. 미세먼지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때 그 해결책 역시 경제를 발전시키는 유효한 결과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을 함께 달성하자는 것이다. 선의에 기초한 녹색보다는 이기심에 기초한 녹색일 때 경제성장의 동력이 강하게 주어질 것이라는 아담 스미스적 진리에 희망을 건다. 미세먼지 공포가 녹색산업 발전을 촉발시켜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된다면 미세먼지에 고마워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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